방구석 중년의 티스토리 블로그

때는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필자는 20살이었던 시절 인력소를 다녔다. 인력소를 다니게 된 계기는 간단하다. 방학 시즌이 되면 소위 말하는 꿀 알바는 빠르게 찼기 때문에 대학생이었던 내가 일할 수 있는 곳은 마땅치 않았으며 돈을 벌기 위해선 무엇이든 해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친구와 함께 인력소를 찾았다. 인력소의 하루는 유튜브에서 보는 것과 동일하다. 동이 트기 전 인력사무소에 들어가면 정신이 반쯤 나간 것 같은 아저씨, 외국인 틈을 비집고 일하러 왔다고 말하면 된다. 그러면 특기같은 걸 물어보는데 20살인 나에게는 묻지 않았다. 아무런 특기가 없어 보였나 보다. 이후에는 별거 없다. 이름을 호명할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면 되고 소장님이 우렁찬 목소리로 "오늘 처음 오신 분! 홍길동씨! 밑에 가서..

우리 집에는 10년 동안 안 팔린 시골 집이 있었다. 지금은 겨우 팔았지만 당시에는 심각할 만큼 팔리지 않아 곤혹을 치루기도 했다. 당시를 돌이켜 보면 매매 수요가 급감했던 시기는 다름 아닌 지진이었던 것 같다.서울 사는 사람들도 진동을 느낄 정도였던 2016년 경주 지진. 5.8 규모의 강력한 지진으로 당시 우리 집을 비롯해 일대의 전기가 모두 끊겼고 심지어 시내 상가 건물 외벽 유리창은 박살날 정도로 영향이 컸던 지진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1억 원이었던 집값은 불과 3개월만에 반토막이 났다. 그 정도로 지진의 여파는 지역 사회의 경제에 큰 충격을 안겨다 줬다. 그래도 우리 집은 상황이 괜찮았다. 시골 집이긴 하지만 근처에 공단이 많았기 때문에 외국인의 수요가 많았고 팔리지는 않더라도 임대차는 잘 맞춰..

필자는 34살이다. 닉네임에 걸맞지 않은 젊은(?) 나이지만 아무튼 34살 청년이고 제목처럼 초등학생 때 우유 배달을 했다 돈을 벌고 싶었다. 당시 내 용돈은 일주일 천 원이었나? 하루 500원이었나? 상당히 적은 금액이었고 알바를 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동네 전봇대에 붙어 있던 배달원 모집 종이를 뜯어와 누나와 함께 알바를 했다. 부모님은 흔쾌히 수락했다. 아침에 일어나지도 않는데 이거라도 하면서 좀 일찍 일어나라고. 참고로 우유집 사장님과 우리 부모님은 지인이다. 그냥 동네 사람들 다 지인이다. 원래 시골이란 게 그렇다. 한 집 건너기도 전에 서로 다 아는 사이다.아무튼 그렇게 초등학생이었던 우리 남매는 태어나 처음으로 알바를 시작했다. 일반적인 우유 배달 알바는 자동차나 오토바이로 이동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