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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이런 얘기를 한다. 과도한 복지는 국민의 근로 욕구를 감소하며 나아가 베네수엘라 사태가 발생할 거라고.

 

도대체 베네수엘라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얘기를 하는 걸까?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그렇게 무섭다고 말하는 걸까?

 

오늘은 베네수엘라 사태를 정리해볼까 한다.

인구 2,841만의 남미 국가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는 현재 많은 사람들에게 가난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지만 한때 1인당 GDP 세계 4위를 차지할 만큼 경제적으로 부유한 국가였다. 참고로 현재 1인당 GDP 4위는 노르웨이로 1인당 7만 8,939.4달러, 한화 약 1억 1,000만 원이며 한국의 1인당 GDP 순위는 24위로 3만 5,569.9달러다.

 

거짓말 같겠지만 이는 모두 사실이며 이러한 부국, 경제 강국으로 자리할 수 있었던 오로지 단 하나, 석유 때문이었다.

참고로 2020년 기준 석유 확인 매장량 기준 전 세계 상위 국가를 살펴보면 베네수엘라가 3,038억 배럴을 보유해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베네수엘라는 어떻게 하다 망국의 길로 접어들었을까?

 

1922년, 베네수엘라에서 석유가 처음 발견된 후 막대한 수입이 발생하며 국민에게 세금을 거두기는커녕 정부가 나서 무상 복지를 시행했다. 그만큼 돈이 넘쳐났었고 나라와 국민이 모두 잘 사는 시기였으며 당시 남미에서 제일 잘 사는 국가로 손꼽히며 본받아야 할 복지 모델이라 평가받았다.

 

하지만 지나친 석유 의존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도 있었다. 석유가 처음 발견됐을 당시 베네수엘라 경제부 장관은 기름을 두고 '악마의 배설물'이라 말했다. 이 말의 뜻은 석유는 분명 매력적인 천연 자원이지만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다른 산업이 발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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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당시의 국민들은 신이 내린 축복을 두고 어떻게 저런 말을 하냐며 경제부 장관을 강하게 비판했고 나라에서 주는 무상 복지의 꿀을 맛보며 평화롭게 살았다.

 

이게 어느 정도였냐면 막대한 매장량을 자랑했던 석유가 과도할 만큼 잘 팔렸고 가만히 있어도 돈이 들어다 보니 국민들은 더 이상 일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 토지는 비옥했지만 농사꾼은 사라졌고 생필품도 자국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해외에서 사 오는 것이 더욱 저렴했기 때문에 그나마 남아있던 제조업마저 붕괴됐다. 그렇게 베네수엘라 사람들은 석유로만 먹고사는, 석유에만 의존하는 기형적인 삶을 살았다.

실제로 프랑스국제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2013년 기준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 의존도는 무려 97.3%였다. 농작물, 제조업 등 그 외의 산업이 고작 2.7%에 불과했고.

 

2014년, 하이퍼 인플레이션의 신호탄이 전세계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경쟁 국가를 무너뜨리기 위한 또 하나의 기름 강국, 사우디가 석유 생산량을 압도적으로 늘리며 치킨 게임을 시작한 것이다.

 

수요는 여전히 똑같았지만 생산량이 과도하게 많아지니 자연스레 국제유가는 폭락하게 됐고 결국 가공단계에서 많은 돈이 들었던 베네수엘라의 순익은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하며 망국의 길로 접어들었다.

 

악재는 연달아 발생한다고 했던가? 안그래도 힘든 상황이었지만 미국에서 셰일가스가 발견되며 미국은 석유 수입을 줄였고 첩첩산중으로 반미성향을 가졌던 마두로 정권이 들어서게 되면서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경제제재까지 가해버린다.

사우디의 석유 치킨 게임과 미국의 셰일가스 발견, 그리고 반미성향의 정권에서 비롯된 경제 제재까지.

 

베네수엘라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고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18%라는 미친 경제 역성장을 보여주며 몰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배급 사회에 익숙해진 국민들은 기본적인 생산 활동조차 하지 못했고 인구의 90%가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도 모자라 국가 전체가 7일간 장기 정전 및 단수까지 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2018년 한 해에는 무려 137만%라는 미친 물가 상승, 하이퍼 인플레이션까지 맞이했으며 닭 한 마리를 사기 위해 지폐를 20kg 지불해야 하는 상황까지 생겼고 결국 남은 현지 주민들은 먹을 것을 찾기 위해 쓰레기장까지 뒤지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

 

이게 언론에서 말하는 베네수엘라 사태이자 한때 1인당 gdp 4위이자 복지 천국이라 평가받던 경제 강국의 몰락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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